역대하 31:1~21
1. 도입: 절기를 지키는 목적과 히스기야의 유월절
우리가 하나님의 절기를 지키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이는 단순히 종교적인 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절기는 하나님께서 베푸신 구원과 은혜를 기억하고, 그분과의 관계를 새롭게 하며,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굳건히 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오늘 우리는 남유다 왕 히스기야가 어떻게 유월절을 지켰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 살펴보며 절기 회복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자 합니다. 당시 남유다는 우상숭배와 영적 타락으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히스기야는 과감하게 개혁을 단행했고, 그 시작은 바로 잊혔던 유월절 절기를 다시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2. 히스기야의 유월절: 연합, 성결, 그리고 기쁨
히스기야가 지킨 유월절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① 초대: 남북 왕국을 향한 부르심
히스기야는 남유다뿐만 아니라 이미 앗수르에게 멸망당할 위기에 처해 있던 북이스라엘 백성들에게까지 유월절을 지키러 오라는 초청장을 보냈습니다. 이는 정치적 경계를 넘어 모두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일깨우고, 하나님 안에서의 진정한 연합을 회복하려는 간절한 마음을 보여줍니다. 비록 많은 이들이 조롱했지만, 일부는 겸손한 마음으로 응답했습니다.
② 정결 의식: “성결”의 중요성
히스기야 시대에는 많은 제사장들과 백성들이 자신을 정결하게 하는 규례를 지키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율법에 따르면 정결하지 못한 자는 유월절을 지킬 수 없었습니다. 히스기야는 이 “성결” 규례를 너무나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율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유월절 시기조차 한 달을 늦추어 지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형식적인 절차보다 하나님의 규례를 온전히 지키려는 진실한 태도가 우선했음을 보여줍니다.
③ 즐거움: 회복이 주는 기쁨
이렇게 회복된 유월절 절기는 모든 백성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성경은 “크게 기뻐하여” 유월절을 지켰고, “온 회중이 다시 칠 일간 절기를 지키기로 결의하고 이에 또 칠 일간 즐겁게 지켰으므로”라고 기록합니다. 이 기쁨은 남유다 백성들뿐만 아니라 북이스라엘에서 온 나그네들까지도 함께 누린 기쁨이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공동체가 영적으로 회복될 때 얻는 진정한 기쁨이었습니다.
3. 절기를 마치고 나서: 삶으로 이어진 개혁의 열매
히스기야의 유월절 회복은 절기라는 행사에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백성들의 삶에 구체적인 변화로 나타났습니다.
① 자발적인 우상 파괴 (버려야 할 것들)
백성들은 절기를 마치자마자 자발적으로 움직여 남유다와 베냐민 지역을 넘어 에브라임과 므낫세 지파 지역에 이르기까지 산당, 우상, 아세라 목상을 깨뜨리고 헐어버렸습니다. 이는 외적인 강요가 아닌, 내면의 회개와 영적인 각성의 결과였습니다. 진정한 예배의 회복은 우리의 삶에서 버려야 할 우상적인 요소들을 깨끗하게 치우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② 성전의 직임과 재정 정비: 올바른 예배를 위한 시스템 구축
히스기야는 올바른 예배를 지속적으로 드릴 수 있도록 성전 봉사를 위한 조직과 운영 시스템을 정비했습니다. 제사장과 레위인의 직임을 재정비하여 그들이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게 했고, 예배가 끊이지 않도록 재정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예배의 회복은 영적인 감격뿐 아니라, 그 감격이 지속될 수 있도록 조직과 체계를 정비하는 실질적인 노력을 요구합니다.
③ 헌물(헌신): 하나님께서 복을 주셨다
- 왕의 솔선수범: 히스기야 왕이 먼저 율법에 정한 몫의 헌물을 솔선수범하여 드렸습니다. 지도자의 헌신적인 모범은 백성들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 백성들의 참여와 축복: 왕의 모범을 본 백성들은 첫 열매와 십일조를 기쁨으로 드렸습니다. 이 헌신은 셋째 달(수확 시작)부터 일곱째 달(수확 마무리)까지 지속되었는데, 그 헌물의 양이 너무 많아서 곳간에 쌓일 정도였습니다. 성경은 이에 대해 “하나님이 복을 주셨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헌신은 부족함을 낳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풍성한 복을 경험하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 공정한 분배: 쌓인 헌물은 성전에서 봉사하는 성직자들(제사장, 레위인)과 그 가족들에게 공정하게 분배되었습니다. 이는 성직자들이 물질적인 걱정 없이 하나님을 섬기는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정의로운 조치였습니다.
4. 선과 정의와 진실함으로 행한 결과
히스기야의 전 생애와 그가 이끈 개혁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평가) “그가 모든 일을 그 하나님 여호와 보시기에 선과 정의와 진실함으로 행하였으니” (대하 31:20)
(결과) “그가 행하는 모든 일 곧 하나님의 전에 수종드는 일에나 율법에나 계명에나 그의 하나님을 찾고 전심으로 행하여 형통하였더라.” (대하 31:21)
히스기야의 유월절 회복은 단순한 의식의 복원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을 향한 선(善)한 뜻, 공정한 분배를 통한 정의(定義), 그리고 전심으로 헌신하는 진실함(眞實함)이었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는 히스기야의 모든 일에 복을 주셔서 형통하게 하셨습니다.
우리도 히스기야처럼, 절기와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경험하고, 그 은혜가 우상을 깨뜨리는 회개, 조직과 삶을 정비하는 노력, 그리고 기쁨으로 헌신하는 진실한 삶으로 이어질 때, 하나님 보시기에 선하고 정의롭고 진실한 자라는 평가와 함께 형통의 복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