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대한 5가지 놀라운 진실

우리가 행복에 대해 놓치고 있던 것들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꿉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행복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조언을 듣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만약 행복의 본질이 우리가 알던 것과 전혀 다르다면 어떨까요? 지난 30년간 ‘행복’이라는 주제 하나만을 파고든 세계적인 행복 심리학자 서은국 교수는, 과학적 연구 결과들이 우리의 통념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단언합니다. 이 글에서는 서은국 교수의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가 행복에 대해 흔히 오해하고 있던 5가지 놀라운 진실을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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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행의 제거’가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나 불안, 걱정거리가 없는 상태를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은국 교수는 이는 심리학계가 오랫동안 빠져 있던 큰 착각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는 행복 연구의 선구자인 심리학자 에드 디너(Ed Diener)의 통찰을 빌려, 에어컨과 히터의 비유로 설명합니다. 무더운 여름, 에어컨은 더위를 식혀주지만 추운 겨울에 에어컨을 끈다고 해서 방이 따뜻해지지는 않습니다. 따뜻함을 느끼려면 별도의 장치인 ‘히터’가 필요합니다. 행복도 이와 같습니다. 불행과 고통을 제거하는 것(에어컨)과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는 것(히터)은 완전히 다른 심리적 과정입니다. 따라서 행복은 단순히 걱정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긍정적인 감정과 즐거움이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행복은 걱정이 없고 불행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즐거움 유무가 중요한 것이지 걱정이 없고 스트레스가 없는 건 이게 행복이라고 보기엔 좀 불충분해요.

2. ‘나는 행복하다’고 주문을 외워도 행복해지지 않는다

우리는 의지와 노력으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믿곤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서은국 교수는 자기계발서의 조언들을 뒤엎는 냉정한 생물학적 현실을 제시합니다. 바로 인간의 뇌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설계되었다는 것입니다. 감정은 생존에 필요한 신호등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악어를 보고 공포심 대신 귀엽다는 감정을 느낀다면 어떻게 될까요? 서 교수는 그런 사람들은 지금 왜 우리 곁에 없는지 명쾌하게 설명합니다. “악어 배 안에 있어요. 다.” 뇌는 특정 상황에서 생존에 가장 적합한 감정을 정확히 켜는 역할을 합니다. 즉, 행복은 의지나 생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감정’입니다.

3. 내향적인 사람이 사람에게서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수많은 연구에서 외향적인 사람들이 더 높은 행복감을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내향적인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함께 무언가를 할 때 느끼는 즐거움의 ‘증가 폭’이 외향적인 사람들보다 더 크다는 것입니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모임에 가기 전, 어색함과 같은 부정적인 상황을 과도하게 걱정하는 경향이 있어 사회적 활동을 주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 교수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사람을 찾는 이유에 대해 흥미로운 통찰을 더합니다. 인간에게 가장 재미있는 자극은 바로 ‘다른 인간’이기에, 외향적인 사람들은 부족한 자극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사람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그는 심지어 “이용당하는 거예요”라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내향적이라는 것이 행복에 불리한 조건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과의 교류에서 오는 기쁨을 누구보다 더 깊이 만끽할 잠재력을 가진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4. 핀란드가 행복한 진짜 이유: ‘개인주의’

매년 발표되는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핀란드와 같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늘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반면, 한국, 일본, 싱가포르 같은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습니다. 서 교수는 이 차이의 핵심 요인으로 ‘개인주의’를 꼽습니다. 여기서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 다릅니다. 이는 각자의 생각, 가치, 삶의 방식을 틀에 가두지 않고 존중하는 문화적 ‘포용성’을 의미합니다. 반면, 집단주의적 문화에서는 ‘이것이 정답’이라는 하나의 성공 모델을 제시하고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사회적 비교는 행복을 갉아먹는 가장 치명적인 요인이며, 현대 사회에서는 SNS를 통해 극대화됩니다. 실제로 행복감이 낮은 사람들이 SNS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에게) 당신들은 일상에서 제일 비호감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 (물었을 때) 다른 사람의 삶을 평가하는 사람…

5. 행복은 ‘한 방’이 아니라 ‘압정’이다

특히 한국 사회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 결혼과 같은 인생의 극적인 ‘한 방’이 행복을 결정할 것이라 믿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행복 연구의 결론은 명확하게 이 통념을 반박합니다. 행복은 경험의 ‘강도(intensity)’가 아니라 ‘빈도(frequency)’에 의해 결정됩니다. 서 교수는 이를 ‘행복 압정’이라는 재치 있는 비유로 설명합니다. 일상 곳곳에 나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압정’들을 많이 깔아두면, 우리는 의식하지 않아도 자주 그 압정을 밟고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압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과의 관계입니다. 꼭 절친이 아니더라도 편의점 직원이나 이웃과 나누는 가벼운 눈인사와 같은 미묘한 사회적 경험들이 모여 행복의 총량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행복은 즐거움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얼마나 자주 즐거움 같은 것들을 느끼느냐라는 빈도가 훨씬 행복이 있어서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