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매 순간 ‘분별’이라는 시험대에 놓여 있습니다. 야구 경기에서 타자가 투수가 던지는 공을 순식간에 분별해내야 홈런을 치듯, 삶의 중요한 고비마다 올바른 분별력은 승패를 넘어 생존을 결정짓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캄보디아 취업사기’ 사건은 그 분별력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보여줍니다. 고액 연봉이라는 달콤한 유혹 앞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채용 조건을 분별하지 못했을 때, 피해자가 순식간에 가해자로 전락하는 비극을 목도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성경이 경고하는 “미혹의 때”입니다. 교묘한 속임수와 거짓된 유혹이 도처에 깔려 있어, 깨어 있지 않으면 쉽게 넘어지기 쉽습니다. 이런 어둠 속에서 시편 기자는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하나님께 부르짖습니다. 마치 범죄 조직에 갇힌 것처럼 고통스러워하며,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절규합니다(시 43:2).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구원의 열쇠를 간구합니다. 바로 “주의 빛과 주의 진리를 보내시어 나를 인도하시고” 입니다(시 43:3). 빛은 어둠을 드러내고, 진리는 옳은 것과 거짓된 것을 분별하게 합니다. 시편 기자는 이 빛과 진리가 자신을 인도하여 마침내 하나님의 거룩한 산, 곧 기쁨의 하나님께 이르게 할 것임을 확신했습니다. 그는 고통의 순간에도 문제의 근원이나 세상의 구원자가 아닌,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참된 인도하심을 구한 것입니다.
이 빛과 진리의 힘으로 삶이 근본적으로 변화된 대표적인 인물이 종교개혁자 장 칼뱅입니다. 법률가가 되어 돈을 벌기를 바랐던 아버지의 뜻을 따라 공부했던 그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깊은 갈증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히브리어와 헬라어 원어 성경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마침내 진리의 빛을 만났습니다. 그 빛은 칼뱅 자신이 ‘급격한 회심’이었다고 고백할 만큼 강력했으며, 그 빛 앞에서 평생 몸담았던 가톨릭 교회의 오류와 관습들이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진리를 분별한 그는 방대한 양의 ‘기독교 강요’를 저술하여 개신교 신앙의 체계를 잡았고, 결과적으로는 유럽을 넘어 세계의 역사를 바꾸는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칼뱅의 일화에서 보듯, 빛과 진리의 인도함은 과거의 관습이나 세상의 유혹을 물리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을 분별하게 하는 근본적인 힘입니다. 지금 세상은 어둡습니다. 예수님은 마지막 때에 제자들에게 “미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경고하셨습니다. 분별력은 신앙인의 선택이 아니라, 어두운 세상에서 넘어지지 않고 빛의 자녀로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의무입니다.
어떻게 이 분별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바로 시편 기자처럼 간절히 기도하는 것입니다. “주의 빛과 주의 진리를 보내주소서.” 하나님께서는 이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말씀이라는 참된 진리의 빛을 통해 우리의 삶을 비추어 주십니다. 그 빛이 우리의 눈을 열어 세상의 거짓된 유혹과 어둠을 분별하게 할 때, 우리는 길을 잃지 않고, 오직 하나님이 계시는 거룩한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빛을 구하고, 진리를 따르십시오. 그것만이 우리가 이 미혹의 시대에서 지혜롭고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